재택근무 홈 오피스 만들기 대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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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생활을 오래 했고, 사실 코로나19 판데믹 이전까지는 본가에 있는 시간이 많이 없었기 때문에 내 방에는 예전에 사용하던 식탁을 책상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봄학기 부터 네이버 인턴을 시작하게 되고 3월 동안은 재택근무 지침이 내려와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니, 자연스레 인테리어에 관심이 생기고 내 방에서도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싶어졌다.

제목은 대작전이라고 적었지만, 실은 방을 통째로 인테리어한 것은 아니고 가장 많이 앉아있는 영역을 소소하게 바꾼거라.. 그냥 작전 정도..?

우선 꾸미기에 앞선 레퍼런스를 참고한 곳들은 아래와 같다.

  • YouTube : ‘Desk Setup’ 혹은 ‘Home Office’ 등의 키워드로 검색하면 멋진 인테리어가 많이 나온다. 특히 developer을 같이 검색하면 개발자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코딩 특화 환경을 조성했는지 보는데 재밌었다.. (구글, MS 등의 기업들도 remote working 중임에 위안을ㅠ) 어두운 블랙 계열의 인테리어도 멋지만, 아무래도 벽지가 밝은 그레이 색상이라 모던, 북유럽 스타일로 꾸미고자 내가 생각하는 느낌의 영상을 많이 참고했다.
  • 오늘의 집 : 지난해 여름, 오늘의집 류승완 본부장님과 이야기를 나눠보기까지 했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나는 이때까지만 해도 오늘의 집을 거의 이용하지 않았다. 이런 저런 할인을 많이 하고 있다고 해도 쿠팡, 네이버 등의 온라인쇼핑몰이 더 저렴할 것이라는 느낌과, 단순히 ‘인테리어 쇼핑몰’ 이구나 하는 인식 때문이었다. 그치만 커뮤니티 탭을 통해서 다른 이용자들의 인테리어 사진들을 참고하고, 사진 속 상품이 스토어와 연결되는 서비스를 경험하면서 오늘의집에서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게 아닌 커뮤니티 기반 커머스를 제공하고 있고, 내가 기존에 생각하던 쇼핑몰 이상이라는 것을 느꼈다.
  •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 절대 네이버 인턴 생활을 시작해서 특별히 애사심이 있거나 해서는 아니고.. 최근에 생긴 플러스 멤버십 서비스 한달 체험 중인데 쇼핑 시에 페이백이 많이돼서 꽤나 만족해서 사용중이고, 앞으로도 해지하지 않고 이용할 것 같다. 네이버가 19년도인가 네이버 파이낸셜로 분할 법인을 세웠고, 네이버 페이 등을 앞세우면서 핀테크쪽으로 적극적으로 영역을 넓히는 것 같다. 한때 국내 검색엔진을 꽉 쥐고 있던 네이버가 구글의 점유율 증가로 인해서 네이버 시대는 끝났는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는데, 커머스 회사의 전략으로 네이버가 최근 좋은 전략을 펼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오늘자 뉴스로 네이버가 이마트와 전략적으로 협업해 이커머스 사업을 더 강화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그래 주가도 무럭무럭 올라라ㅎㅎ) 덕분에 이번에 구매한 모션 데스크와 같은 가구 뿐 아니라 잡다한 것들을 살 때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아이콘을 확인하고 가격비교를 하며 쇼핑하게 된다.

우선 책상부터 교체하기로 마음먹었다. 3월이 되기 전까지 인턴을 했던 연구실에서 사용하던 모션데스크가 생각났다. 오래 앉아있을 때 가끔 허리 스트레칭도 해주고 아플 때가 있는데, 그럴 때 버튼 하나로 책상을 올려서 하던 작업을 이어서 하는 편리함.. 스타트업을 비롯한 많은 IT기업 사무실에서 많이 보이는 이유가 있다. 이참에 조금 더 투자해서 책상을 그런 모션 데스크로 고르는 것이 좋아보였다.

새 책상 도착 하루 전, 낡은 책상을 뺀 공간

새 책상을 들이기 전에 원래 쓰던 식탁을 밖으로 빼버리고 비웠더니 벽 한공간이 휑하다. 기존의 책상은 깊이가 너무 깊어서 손이 쉽게 닿지 않을 분더러, 본래 책상이 아닌 원목식탁이었기 때문에 두께가 두꺼워서 의자 손잡이가 잘 들어가지 않거나, 밑에 받침대가 다리를 방해하는 등 장시간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데 어려운 면이 많았다. 때문에 내 나름의 숙원사업(?)이었고, 사실 책상 교체가 홈 오피스 환경 조성 프로젝트의 80%일 것 같다.

월요일 아침, 기다리고 기다리던 모션데스크를 기사님께서 설치해주시고, 일단 바로 재택근무 시간에 맞춰 일을 시작해야했기 때문에 노트북 말고는 휑한 상태이다.. 확실히 한층 깔끔해지고 편하다.

이젠 앉으나 서나 일 할 수 있겠지ㅎㅎ

재택근무의 장점이자 단점 중 하나는 일하는 방식에 있어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이다. 장점인 이유는 내가 누워서 회의 녹취록을 듣고 생각을 정리하던, 바벨로 이두 운동을 하며 실시간 강의를 듣던 상관없다는 것이다. 회사 사무실에서 할 수 없는 일들을 눈치보지 않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독으로 돌아올 수 있는 것이 오히려 집중력과 생산력 저하로 이어질 수 도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개인의 철저한 시간관리가 요구된다. 아무튼, 네이버 쇼핑몰에서 모니터암을 고르면서 또 다른 고민에 빠졌다. 바로 듀얼인가 싱글인가…

기왕 시작한 홈 오피스 구성이고 다른 개발자 분들의 멋진 서재 인테리어를 보면서 지금 맥북에 연결해서 사용하고 있는 Dell 24인치 모니터와 동일한 모델로 한대 더 구매해 듀얼모니터를 구성하거나, 아니면 현재 모니터를 처분하고 더 큰 4K 모니터를 (기왕이면 울트라와이드) 구매할까!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고민을 많이 했지만 결론은 둘다 아니고 ‘자꾸 그냥 있는거 쓰자’였다. 당분간 내 지갑 사정을 고려해서 미루는 걸로…

외장모니터가 1개 있을 때에는 노트북을 배치할 때 나는 좌우보다는 상하 배치를 선호하는 편인데, 요즘에는 목건강을 위해 받침대로 노트북을 높이 띄우고 블루투스 키보드를 연결해서 많이 쓰더라. 허나 내가 맥북 하나를 띄우려면 받침대, 블루투스 키보드, 그리고 터치패드만을 고집하는 나는 애플의 매직 트랙패드까지 추가로 구매해야한다. 그냥 상하로 쓰련다. (거치대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고, 맥북 뒤에 휴대용 접이식 MOFT 랩톱 스탠드를 부착해서 사용중이다. 가볍고 카페나 다른 곳에서도 손쉽게 띄워서 사용할 수 있어서 목의 부담을 줄여줘서 아주 만족 중)

테이블야자

식물도 하나 들였다. 왠지 모르게 테이블 야자가 그렇게 예쁘고 기르고 싶더라. 이미 방 안에는 가습기나 공기청정기가 있기에 공기정화나 습도 조절을 목적으로 들인 것은 아니고, 테이블 위 인테리어와 관상용, 반려식물 느낌으로 들여왔다.

테이블 야자는 관리가 어렵지 않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쓸 일도 없다. 장시간 모니터를 보면서 건조하고 피로해진 눈을 초록색 식물을 보며 풀 수 있을 듯 하다.

아직은 많이 정리가 덜 됐다. 앉았다 섰다 일하다가
밤에도 조명으로 편안한 분위기 조성 (재택근무용으로 회사에서 맥북 하나를 보내줬지만 그냥 내꺼 사용중..)

그리고 홈 오피스를 구성하면서 꼭 필요한 물건들만 책상에 올리기로 했다. 원래 나는 굉장히 잡다한 물건들을 올려두고 수시로 정리를 해야했는데, 책상 위에 많은 물건들이 올라와있는 것 자체가 집중력 저하로 이어짐을 깨달았다. 그걸 알고도 지난 몇년간 내 책상은 늘 온갖 물건들로 정신없었지만 이제부터라도 정말 업무 혹은 공부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들만 깔끔하게 올려두려고 한다.

방문에 붙여놓은 종이

LINE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하는 모습을 그린 블로그를 참고하여 재택근무 중에서도 생산성을 높이는 사소한 팁을 참고하기도 했다.

대학생인 동생과 직장일을 하는 엄마, 아빠의 생활 패턴이 모두 다 다르기 때문에 집이라는 한 공간에서 각자의 시간대를 맞추는 것은 쉽지 않다. 아무때나 거실에 나가서 커피를 따라오고, 휴식을 취할 수 있지만 그만큼 업무와 휴식의 경계가 흐려질 위험이 있다. 나도 방문에 업무시간(인턴은 고정출퇴근제다)과 일하고 있으니 방해를 하지 말아달라는 멘트를 간단하게 인쇄해서 붙였다.

인테리어 하는것에 재미가 좀 들리니 이것저것 다 바꾸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멀쩡한 의자도 괜히 허먼밀러 에어론까지 기웃거리고, 조명도 찾고. 하하.. 소소한 것들은 천천히 시간될 때마다 하나씩 사고.. 의도적으로 미니멀리즘을 추구하지만(당근마켓에 다 팔아버려…) 본성이 맥시멀리즘인지 자꾸 더 채워넣고 그런다. 괜히 여기에 시간을 더 들이기 보다 빠른 일처리와 작업이라는 본질에 집중하기로

그리고 이렇게 방을 꾸몄지만, 얼른 확진자가 줄어서 회사로 나갈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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